우리, 할머니
grandm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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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할머니 ▣ 할머니의 일기 ▣ 할머니 되기


■ 강서경
(1977년, 서울 출생)



강서경, <그랜드마더 타워 #1>, 2011-2015, 발견된·재제작된 공업용 접시 건조대에 실 감기, 가변크기, 제공: 아라리오컬렉션, 강서경 스튜디오.

강서경은 자신의 신체 및 개인사로부터 추출한 서사적 요소들뿐 아니라 한국의 여러 전통적 개념과 방법론을 재해석해 자신만의 조형 논리로 직조해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자신의 회화적 언어를 확장해 가고 있다. 그의 오랜 연작 중 하나인 〈그랜드마더 타워 #1〉는 사적인 서사에서 시작된 작가의 할머니에 대한 추상적 초상이다. 격변하는 한국 근대사의 체현이기도 한 여인의 강인함과 고결함에 대한 경애와 거대한 사회 속 개인의 삶과 투쟁의 가치에 대한 고찰을 함께 담고 있으며, 시공간에 대한 시각적 논리의 원형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함께 선보이는 〈둥근 계단〉은 계단 한 칸을 오르기 버거워하는 할머니의 걸음을 보조하는 기구를 연상시키며, 한계가 있는 신체가 의지할 수 있는 구조와 형태에 대한 고민과 무거운 무게를 버티는 연약한 힘에 대한 공경을 담고 있다. 한편, 둥근 오브제들을 쌓아 완성한 〈좁은 초원 #19-08〉은 하단부에 여러 개의 바퀴가 여러 방향으로 달려 오히려 옴짝달싹할 수 없는 형태를 띤다. 이 세 작업의 조합은 고령 세대와 현세대의 공존을 연상시킨다.

강서경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이후 영국 왕립 미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북서울시립미술관(2019),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2019),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2018)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2019), 상하이 비엔날레(2018), 리버풀 비엔날레(2018), 광주비엔날레(2018, 2016)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아트 바젤에서 발로아즈 예술상(2018)을 수상했다.

■ 모스타파 사이피 라흐무니
(1991년, 라밧 출생)



모스타파 사이피 라흐무니, (부분), 2015, 종이에 디지털 프린트 후 종이에 부착, 70×220×10cm.

모스타파 사이피 라흐무니는 조각과 사진을 주요 매체로 신체적, 심리적 풍경을 다룬다. 그는 독특한 시학으로 개인과 사회의 경험을 반영하는 간결한 형식을 만들어 낸다. 일상에서 자주 존재하는 죽음의 장면, 즉 매장지, 불법행위 및 의례적 도살의 장면을 언급하면서 그는 우리에게 죽음과 희생의 현실을 묘사한다. 단순하지만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그의 작업 형태는 매우 유동적이며, 기성 조각은 수제작 한 것처럼 보이고, 수제작 된 작업은 기성품으로 보이며, 이미지는 슬픔과 낙관 사이를 부유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15년 할머니의 기침 소리를 사운드로 기록한 작업을 선보인다. 자신이 인지했을 때부터 지병이 있는 할머니의 기침 소리를 들으며 자라왔기 때문에 작가는 이 소리가 슬프거나 힘겹게 들렸다기보다 할머니의 존재 그 자체였다고 회고한다. 관람객들은 이 작업을 통해 자신은 무엇으로 할머니의 존재를 상기하는지 확인하며 할머니의 삶의 무게를 경험하게 된다.

모스타파 사이피 라흐무니는 브뤼셀 테투앙 국립 미술관과 ENSAV-라 캉브르에서 수학했고, 겐트 HISK 대학원 레지던시 수상자로 선정됐다. 샤르자 비엔날레(2017) 등에 참여했고, 최근 앤트워프 M HKA 미술관에서 개인전(2022) 및 앤트워프 미델하임 미술관에서 공공 예술(2021)을 선보였으며, 브뤼셀 Wiels(2020), 바르셀로나 Hangar(2018) 등의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 오석근
(1979년, 인천 출생)




최금례 초상 (오석근, 〈마주보기〉, 2022.08.30) 사진: 문선아
문선아 초상 (오석근, 〈마주보기〉, 2022.08.30) 사진: 최금례

한국 근현대사와 얽힌 개인의 기억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인천을 중심으로 찾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재현해 온 오석근은 최근 식민지, 근대화, 산업화 그리고 한국전쟁이 만들어 낸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렌즈로 탐험하고 이를 엮어 대항 기억을 써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전시장에 방문하여 서로를 촬영하는 워크숍 〈마주보기〉를 진행한다. 참여자들은 카메라를 통해 ‘타인의 바라보는 행위’의 어색함을 덜고, 서로의 표정을 평소보다 섬세하게 마주하게 된다. 참여자들이 모델과 촬영자의 역할을 상호 전환하며 수평적인 교감과 대화를 나누는 워크숍에서 작가의 역할은 사진 기술과 환경을 제공하는 매개자로 한정된다. 워크숍이 없는 기간 동안, 탈영역우정국의 역사성을 살려, 관람객들은 각자의 할머니에게 엽서를 쓰며 글을 매개로 또 다른 ‘마주보기’ 경험을 할 수 있다.

워크숍 일정: 2022.9.11 (일) 14:00, 15:30, 2022.9.18 (일) 14:00, 15:30 문의: spaceafroasia@gmail.com, 070-8028-4267

오석근은 노팅엄트렌트대학교에서 사진을 수학했다. 그는 인천도시역사관 & 인천문화양조장(2019), 서학동 사진관(2016), 인천아트플랫폼(2011)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부산비엔날레(2022), 아르코예술극장(202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2017),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2017), 대구사진비엔날레(2016), 도쿄메트로폴리탄 사진미술관(2014), 리버풀 비엔날레(2012), 텍사스 포토페스트비엔날레(2008) 등 여러 그룹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