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 불가피한 탈출 - 서울
HAWAII - Escaping the Inevitable - Seoul

퍼포먼스 PERFORMANCE    |    트흘렛 펄 와이스텁 Tchelet Pearl Weisstub    |    크레딧 CREDITS    |    신청 RSVP   

하와이 - 불가피한 탈출 - 서울

트흘렛 펄 와이스텁은 위험이 증가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된 ‘타자’와 관련된 용어로서의 ‘취약성’을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그는 오히려 취약성을 존재론적 조건으로 인식하고, 조각, 설치 및 공연을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집단적 경험으로 재현해왔다.
작가의 기존 작업 하와이 - 불가피한 탈출은 2014년 암스테르담의 요양원(세인트 제이콥 하우스 레지던시)에서 장소특정적 공연으로 선보였다. 작가는 고의적으로 두 명의 젊은 퍼포머와 그들의 노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두 명의 고령 퍼포머를 공연에 출연시켰다. 프로젝트의 사전 리서치로 본인의 95세 할머니와 환상적인 휴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해 이를 사운드스케이프로 포함하고 나이가 들 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신체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을 물리적 장치로 구현해 젊은 퍼포머들이 이를 착용하고 관람객을 돌보게(care) 했다.
‘하와이’는 환상적인 휴가에 대한 메타포로, 작가는 ‘환상적인 휴가’를 매개로 삼아 ‘고령세대의 휴가’를 문제화했다. 작업에서 휴가는 1. 자유시간의 상품화로서 2. 자연 속에 있는 경험의 상품화로서 3. 지배적인 금융구조 속 근면에 대한 공로로서 4. 환상의 공간으로서 5. 추억의 집합체로서 드러나고, 이 지점을 노화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몸의 제약’과 연결지음으로써 젊은이들과 고령자들이 함께 고민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돌보는 경험의 과정을 구성했다.
2018년, 광주에서 열린 ACC-Rijksakademie 레지던시 프로그램 ‘Dialogue and Exchange’에 참여했던 작가는 한국에 3개월 동안 머물면서 한국의 고령세대에 대해 연구했다. 경제·기술적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사회에서 고령자의 현황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작가는 당시 오래된 전자제품 쇼핑몰 지하주차장에 위치한 고령자 댄스 클럽인 반도 콜라텍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며 기술과 노화, 서양과 동양이 얽힌 복고풍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와이 - 불가피한 탈출 - 서울에서 작가는 기존의 작업에 한국 고령사회의 면모를 녹여내어 재구성한 신작을 선보인다. 고령자들이 견디는 제약을 모방하는 기계 장치를 만들어 젊은 두 퍼포머 중 한 명은 흔들리는 모터를 장착하고 다른 한 명은 근육을 단축시켜 몸을 땅으로 잡아당기는 와이어 스프링을 착용한다. 젊은 ‘신체’가 제약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작가는 피할 수 없는 노화 과정에서 신체의 효율성이 얼마나 떨어지게 되는가를 이야기하고 동시에 생산성과 속도에 의해 정의되는 사회적 가치를 비튼다.
사회적 관계가 훨씬 더 분리될 수밖에 없는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가는 취약성의 다양한 발현을 목도하며 세대 간 교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는 하와이 - 불가피한 탈출 - 서울에서 고령자와 젊은이, 과거와 미래 사이를 연결하고 혼종이면서 ‘함께’인 공간을 구축한다. 고령자와 젊은이의 만남과 소통, 돌봄의 구조를 작업 안에 장치함으로써 관람객이 자신의 미래 모습을 마주하게 하고, 주목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 도래할, 우리가 경험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마련한다. 작업에서 관람객을 포함한 모두는 ‘우리의’ 미래를 함께 논의할 수 있다.